제주 아홉굿 마을 의자
낙천 잣길 전망대
4 ~ 5년 전 제주 여행 때 아는 분이 제주 숨은 명소라며 알려주었던 제주 아홉굿 마을이 있었다. 마을에 의자가 아주 많고 사람이 적어서 마음껏 사진 찍으며 놀 수 있다는 거였다. 정말로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볼거라고는 의자 밖에 없었지만 그때 찍은 사진은 제법 인생사진다웠다. 숨은 명소에서 더 발전하지 못했고 찾는 이들이 더 적어지자 그곳에 낙천 잣길 전망대라고 지난 가을에 들어섰다고 그런다. 산책 삼아 다녀와봤다.
제주 아홉굿 마을을 알리는 곳에 커다란 의자가 있다. 사진보다 실제로보면 더 커보인다. 이 앞에 주차를 할만한 곳이 있으니까 이곳을 찾는다면 이 커다란 의자가 보이는 곳까지 차를 가지고 오면 된다. 그리고 사진 오른쪽 아래로 보이는 것이 새로 생겼다는 낙천 잣길 전망대다.
5년 전이었나, 아니 더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더 오래된 것 같다. 예전 의자가 그대로 있는데 더 깔끔해진 것 같다. 낡은 의자는 버렸고 그래서 의자는 적어졌지만 산책하기 더 좋은 공간이 된 것 같다.
꽤 높다.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걸어서 3 ~ 5분이면 된다. 함께 온 사람들은 제주 아홉굿 마을이 처음이었다. 뭐하는 곳이냐고 묻길래 아무튼 의자가 엄청 많은 곳이고 사람이 적어서 마스크 없이 산책하기도 좋고 나쁘지 않은 곳이라 말해줬는데 새로운 전망대가 생겨서 어깨가 으쓱하다. 하지만 몇 년전에 엄청 멋졌던 의자들이 다 사라졌다. 거대한 원형 의자가 있었는데 다 사라져버렸다. 태풍에 날아갔거나 비를 너무 많이 맞아서 썩었거나 그랬나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모두들 대박이라고 외쳤다. 계단을 오를 필요가 없이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렸을 뿐인데 이런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물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그냥 이곳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풍경은 핸드폰에 담긴 것보다 훨씬 멋있었다. 모두들 사진을 찍는다고 난리였지만 핸드폰으로는 그 풍경이 담아지지 않았다. 이제 3월이고 봄이 오고 있지만 한라산에 눈이 쌓일 날은 몇 번 더 남아있을 거다. 그때 제주 아홉굿 마을 낙천 잣길 전망대에 오른다면, 그것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쉽게! 한라산의 멋진 설경을 볼 수 있겠다.
제주도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한라산 설경이지만 서귀포쪽이 아닌 서쪽에서 이만한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라면 낙천 잣길 전망대가 좋겠다. 그것도 시설 이용료 없이 모든 것이 무료니까.
아직은 겨울이나 한낮에 따사로운 햇볕 덕분에 올레길을 걷는 이들은 잔디밭에서 점심은 먹기도 한다.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아홉굿의자공원인가보다. 주변으로 산책할만한 곳이 더 있으니까 시간이 된다면 다른 곳도 함께 걸어봐도 되겠다.
겨울이 좋았던 것은 눈쌓인 한라산이 매일매일 예뻐서였나보다. 제주 아홉굿마을, 의자공원, 낙천 잣길 전망대까지는 넓은 공간은 아니기에 가볍게 둘러본다면 소요시간은 30분 내외다. 큰 볼거리를 기대하고 온다면 실망할 수 있으나 한경면 이 일대를 지나다가 가볍게 산책하고 날씨가 너무 좋아 한라산을 보고 싶다면 잠깐 들러보기 괜찮은 장소라 말할 수 있겠다.